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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ifeStory

거합도

나와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국딩시절 오른팔을 부숴먹어 수술을 했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.
그런데 이 부숴먹은 위치가 애매한지라 수술을 했어도 성장하면서 팔이 점점 틀어지고 말았다.
뭐, 학생때까지만해도 이런저런 습관들로 인해 잘 숨기고 살았는데
성인이 되어 운동도 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보니 감출 수 없는 컴플렉스가 되고 말았다.
(사실 학생때도 굽은 팔이 컴플렉스이긴 했다)

그래서 얼마전 재수술건에 대해서 의논하기 위해 근처에 정형외과를 잘 보기로 알려진 한 병원을 찾았다.
그 병원-종합병원으로 이 지역에서 이름만 대면 다 안다-의 부원장에게 상담을 받았으나
국내의 의료기술로는 내 팔을 정상인의 각도로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.
그리고 동시에 검도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았다.

꽤, 아니 굉장히 충격적이었다.
학생때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검도를 인문계 학생의 신분으로 할 수 없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
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시작한 검도를 이제 또 그만두어야 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.

하지만 계속 검도를 할 경우 또 어떤 후유증이 생길지 모른다는데 계속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.
내가 검도선수가 아닌 이상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것이기도 하고,
그래서 가지고 있던 물건 중에 돈될만한 건 진검밖에 없으니 진검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.

그래서 진검을 팔기 전에 이렇게 떠나보내기전 포스팅을 해 본다.


일반 검도와는 다르게 발에 양말을 신는데 이것은 일반 검도가 아니라
거합이라고 하는 일본고류검술을 수련하기 때문이다. 사실 거합할 때는 흰색양말을 신어줘야 간지가 난다 <<
(대한검도도 했었으나 그 때의 사진은 한장도 없다;;)


내가 가장 좋아했던 혈진 자세.
저 자세에서 칼을 역수로 잡은 후 밖으로 휘둘러 피를 뿌린 후 납도한다.

위에서부터 점점 머리가 길어지는 것이 보인다;;
스포츠에서 일반길이로, 그리고 약간 긴 머리로 머리띠까지 하고 있다 [ ..


내 검인 매화수다.
내가 지은 이름은 아니고 판매될 때부터의 본래이름이다.
본래 어검당의 칼이나 어검당 사이트에선 제원을 볼 수 없고 검도몰에서 제원을 확인할 수 있다.
판매가 150만원의 파랑과 같은 등급의 검이다.

무게중심이 굉장히 잘 잡혀있어 거합용으로 쓰기에 적절하다.
하지만 굉장히 얇기에 베기용으로 쓰려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.

역시 베기용은 싸고 단단한 폴첸프랙티컬카타나 같은 칼들이 제격이니까.
베기용으로 사려면 한웨이, 폴첸으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.

몇마디 더 적자면 국내의 검들 중에 진정 카타나(일본도)는 하나도 없다.
전부 모조일본도일 뿐.
그나마 괜찮은 질의 모조일본도를 제작하는 곳은 대한도검과 화랑도검이니 알아보면 되겠다.

그건 그렇고 이 검 팔아야 하는데
검 + 검보 + 만자쯔바 + 은장신구 + 오비 + 175cm 기준 막도복
다 합쳐서 70에 팔테니 사갈 사람 없나요? [ ..

막상 내가 이 검을 판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한자루 더 구입해서 장식용으로 쓰자고 하시는데
과연 진심이신걸까..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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